삶이 힘겨워서 도저히 버틸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아무리 애써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외로움과 절망이 깊어져만 갈 때, ‘그냥 이대로 끝나버리면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마음을 파고들기도 하지요. 이 글은 그런 생각을 해본 분들, 또는 지금 그런 생각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분들을 위한 이야기입니다. 죽음이 왜 나쁘다고 여겨지는지, 삶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든 마음을 누군가가 왜 붙잡으려 하는지,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함께 천천히 짚어보려 합니다.
죽음을 나쁘다고 여기는 사회의 시선에 대해
죽고 싶다는 말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합니다. “그런 말 하지 마”, “왜 그런 생각을 해?”와 같은 반응이 돌아오곤 하지요. 하지만 정말 궁금해집니다. 죽음을 원하는 마음은 왜 나쁜 걸까요? 이 질문은 단순한 윤리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인간으로서 존재할 이유와 권리에 대한 복잡한 철학적, 감정적인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여기엔 여러 층의 설명이 필요합니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입니다
우리는 독립적인 개체이면서도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나의 존재는 타인에게도 영향을 주고, 타인의 존재 역시 나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죽음은 단순히 개인의 결정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주변 사람들의 삶을 송두리째 흔드는 강력한 사건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난 후 남겨진 사람들은 오래도록 그 충격과 상실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당신을 붙잡습니다. 그건 단지 도덕적이어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당신을 잃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죽음은 회복할 수 없는 단절입니다
죽음을 생각하는 이유는 대부분 ‘지금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입니다. 죽고 싶다는 말은 사실 ‘이 상황이 너무 힘들어서 살 수 없다’는 외침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죽음은 그 고통을 끝내주는 동시에, 기쁨이나 회복, 변화의 가능성마저도 함께 닫아버리는 선택입니다. 지금은 절망 속에 있더라도, 인생은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릅니다.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을 것 같아도, 내일은 오늘과 다를 수 있다는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죽고 싶다는 마음은 약함이 아니라 너무 오래 참은 결과입니다
죽고 싶다는 말은 종종 오해받습니다. ‘너무 약해서 그런 거 아니냐’, ‘의지가 부족하다’는 식의 이야기를 듣기도 하지요. 하지만 현실은 그와 정반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정말 오랫동안 버티고, 참다가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서 무너지는 거예요. 정신적으로 한계에 도달했다는 건, 오히려 그동안 얼마나 애써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스스로를 책망하지 마세요
자신이 힘든 마음을 갖는다는 사실만으로 죄책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나는 왜 이 정도도 견디지 못할까’, ‘내가 너무 나약한 걸까’라는 생각이 계속되죠. 하지만 그 감정은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고, 잘못된 게 전혀 아닙니다. 당신은 지금 아주 인간적인 감정을 느끼고 있고, 오히려 그 감정을 말할 수 있다는 건 용기 있는 행동입니다.
도움을 받는 것은 살아가려는 선택입니다
지금의 고통이 너무 커서 도저히 혼자 견디기 힘들다면, 꼭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심리상담센터, 자살예방센터 등은 그 고통을 줄이기 위한 도구이자 사람들입니다. 아픈 몸에 약이 필요하듯, 아픈 마음에도 치료가 필요합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오히려 진심으로 살아가려는 사람의 선택입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들
죽음을 생각하게 되는 순간, 마음은 이미 너무 많이 지쳐 있습니다. 아무도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고, 이대로 살아가는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꼭 기억해 주세요. 지금 당신의 감정은 이상한 것이 아니며,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합니다. 다만 그 감정이 모든 것을 끝내야 할 이유는 아닙니다.
조금만 더 천천히 걸어보세요. 지금은 버거워도, 언젠가는 숨을 고를 수 있는 날이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날을 함께 기다려줄 사람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당신이 여기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의미가 됩니다. 지금은 괜찮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괜찮아질 수 있는 내일을 위한 여지는 남겨주세요.
삶이 너무 힘들어지면 24시간 운영되는 전문 기관에 연락해보시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목소리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예방상담전화 1393 / 정신건강상담전화 1577-0199
당신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고통이 사라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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