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에게 받은 자금으로 부모에게 진 빚을 갚았을 경우, 단순한 이체 기록만으로는 세무 당국의 의심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국세청에서 자금 출처나 자력 상환 여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는 ‘이 자금이 누구에게서 왔고, 어떤 목적으로 쓰였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함께 그에 대한 증빙이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신혼집 마련이나 부모님 부채 상환 등의 이유로 부부 사이에 큰 금액이 이동하는 사례가 늘면서, 이에 대한 세무상의 쟁점도 자주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부부 간 자금 이동의 해석 기준
부부는 민법상 경제 공동체로 보며, 일상적인 생활비 지출이나 주거 마련을 위한 비용 분담은 과세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따라서 배우자에게서 받은 돈으로 부모의 부채를 대신 갚았다고 해도, 이를 단순히 ‘가정생활의 일환’으로 해석할 여지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금액이 크거나, 명확한 사용 목적이 불분명한 경우에는 국세청이 ‘증여’로 간주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체 내역만으로 부족한 이유
은행 계좌의 입출금 내역은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보여주는 자료이긴 하지만, 자금의 성격을 직접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국세청은 단순 이체가 아닌, 그 돈이 누구 소유의 자금이었는지, 그리고 그 돈이 사용된 실제 목적이 무엇인지를 판단하려 하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보완 서류가 있으면 훨씬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자금 성격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
혼인관계증명서
부부라는 관계가 명확히 드러나는 공적인 자료로, 해당 자금이 부부 공동생활을 위한 용도로 사용된 것이라는 간접적인 근거가 됩니다. 결혼 전이라면 예비부부였음을 알 수 있는 약혼 관련 내용이나 당시의 결혼 준비 정황도 설명에 도움이 됩니다.
신혼집 계약서나 상환증빙
배우자 자금이 어디에 사용되었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자료입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 매매계약서, 전세 계약서, 혹은 부모님에게 빌린 돈을 실제로 갚았다는 상환 확인서나 계좌 이체 내역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자금 사용 경위 설명서
자필 또는 워드로 정리한 간단한 ‘자금 사용 설명서’를 부부 공동명의로 제출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 설명서에는 언제, 얼마를, 어떤 목적으로 받았고, 어디에 사용했는지 등의 내용을 사실 그대로 적으면 됩니다. 형식은 자유롭지만 구체적일수록 좋습니다.
간이 차용증 (선택사항)
당시의 자금이 단순한 증여가 아닌 ‘일시적 차용’이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을 경우, 간단한 차용증 형태로 ‘금액, 상환 조건, 일시’ 등을 명시한 문서를 작성해 보완하면 좋습니다. 다만 실제 상환 사실이 없다면 세무상 불리할 수 있으니 사용 여부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증여세 문제는 언제 생길까?
배우자 간 자금 이전은 일반적으로 증여세 과세 대상이 아니지만, 국세청은 고액의 일방적 자금 이전에 대해서는 증여로 의심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해당 자금이 다른 가족(예: 부모님)에게 지급된 경우에는 그 돈의 최종 귀속자가 누구인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이 경우에는 자금 제공자가 ‘무상으로’ 이전한 것이 아니며, 가정의 공동 부담 목적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마무리 정리
배우자로부터 받은 자금으로 부모님 부채를 상환했다는 상황은 자칫 증여세 이슈로 번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혼인이라는 경제 공동체의 특성과 신혼집 마련이라는 생활 기반 구축 목적이 명확하다면, 이를 통해 충분히 해명 가능하고 실제 과세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습니다. 단, 그 취지와 사용처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은행 이체 내역 외의 보완 자료를 함께 제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가까운 세무서 상담 창구나 세무사에게 서류 구성을 의뢰하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본인의 의도를 명확히 설명하고, 오해를 사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